[VOA 인터뷰] 유엔은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 AI 시대, 강대국 경쟁과 외교전
[VOA 인터뷰] 유엔은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 AI 시대, 강대국 경쟁과 외교전 세계 각국 정상이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을 맞아 뉴욕에 모인 가운데, 유엔이 오늘날의 가장 중대한 과제들을 여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요 세계 분쟁 해결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막히고 빠른 기술 발전이 새로운 과제를 낳으면서, 실질적인 외교 작업의 상당 부분은 총회장을 벗어나 비공개 회담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힐라 라술-아유브 국장과 함께 변화하는 글로벌 외교 지형을 짚어봅니다. 전직 미국 외교관 출신인 라술-아유브 국장을 김영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많은 분석가와 외교관이 가자지구 또는 우크라이나와 같은 주요 분쟁에 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의 깊은 분열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유엔 총회 주요 회의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라술-아유브 국장)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수단의 위기는 분명히 회의 전반에 크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저는 많은 사람이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에 대해 이미 포기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엄청난 거부권을 가진 5개의 최대 강대국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부권 행사 방식을 개혁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권력을 쥐고 있다면, 그것을 포기할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5개 강대국이 그 일부라도 양도할 의향이 없는 한, 적어도 이 포럼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유엔의 제도가 어떻게 정당성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만약 주요 회의장과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진전이 계속 멈춰 있다면, 주요 외교 작업은 대신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라술-아유브 국장) 유엔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비록 정당성 위기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80여 년 전 소수의 국가에 의해 설립된 이 기관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도전 과제가 당시에는 논의 대상조차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현재 유엔에 속한 많은 국가가 당시에는 여전히 식민 통치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여전히 이 시대에 적합한 기관인지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목적에 부합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여전히 100개국 이상의 지도자들이 모여 이러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총회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거래가 성사될 양자 간 교류와 회의가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이 여전히 우리 시대의 많은 문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포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주에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특정 사이드 미팅이나 소규모 연합이 있습니까? 라술-아유브 국장) 제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릴 회의가 아니라, 그 직후 워싱턴에서 일어날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일정을 마치고 직후에 워싱턴으로 돌아가 올해 뉴욕에 오지 않는 시진핑 주석과 만날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로벌 무역, AI, 기타 여러 문제에 대해 그 대화가 어디로 이어질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주목할 대화는 그쪽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곳 뉴욕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이드 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고 있으며, 향후 며칠 동안 그와 유사한 형태의 양자 회의가 열릴 것입니다. 기자) 이러한 주변부 회의를 유엔 내의 공식 절차와 비교했을 때, 어떤 면에서 그들만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술-아유브 국장)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일종의 다자주의 위기의 일부입니다. 기관이 늪에 빠지고 약간의 교착 상태가 생겼기 때문에, 이러한 사이드 대화에서 진정한 거래가 성사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이러한 이면 합의가 주요 기관으로부터 정당성, 효과성, 권력을 앗아가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자 대화, 즉 물밑 대화가 나중에 이러한 광범위한 대화로 거품처럼 피어오르는 것의 시작을 돕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평등한 주권이 있고 이러한 대화가 더 넓은 의미에서 일어날 수 있는 테이블에 모두가 앉게 될 것입니다. 기자) 현재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을 맞아 뉴욕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보고 계신 주요 이슈나 발전 사항은 무엇입니까? 라술-아유브 국장) 전 세계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질문은 AI 거버넌스, 그리고 유엔이 이런 AI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소나 포럼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AI를 규제할지, 누가 데이터 추출 방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지, 컴퓨팅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 또한 각국과 지역 사회가 기술 확산 방식과 지역 내 기술 활용 방식에 대해 어떻게 더 많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 말이죠. 기자) 유엔이 기술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주목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유엔 총회 의장은 첨단 AI 기술이 단 몇 개국에 있는 소수의 기술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는데, 글로벌 거버넌스 관점에서 볼 때 AI 거버넌스를 다루기 위해 유엔 총회와 같은 보편적 기구를 사용하는 것의 주요 강점과 한계는 무엇입니까? 라술-아유브) 저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했듯이, AI는 주로 소수의 기술 기업과 훨씬 더 소수의 국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엔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면 광범위한 국가와 지역사회가 이러한 많은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물론 AI에 대한 규제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거나 유엔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엔이 우리가 AI 거버넌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궁극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저는 그것이 여러 행동의 결합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엔은 대단한 소집력을 가지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이 함께 모이는 곳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유엔은 거대한 관료 조직이기 때문에, 자체 의사 결정이나 진행 절차 면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에 이 기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와 지정학에 신속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빠른 속도의 기술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몇몇 질문을 둘러싼 개입과 관여 방식의 혼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자) 이번 주에 미국이 AI 거버넌스에 관한 회의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미국 국무부가 이런 역할을 주도하는 데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술-아유브 국장) 가장 큰 초거대 빅테크 공룡 5곳이 미국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대체로 이 기술과 관련하여 미국이 이른바 '스택'의 막대한 부분을 호스팅하고 있다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한편, 반대로 미국 내에서는 AI 기술 개발이 중국의 AI 기술 개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여겨지는 대화도 최소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종말론적 시나리오'와도 마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현 트럼프 행정부는 이것을 단순히 중국과의 경쟁 문제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이 궁극적인 표준 설정자가 될 기회로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